낡은 원룸 건물의 쿰쿰한 향이 코에 스민다.
오늘 나는 삼촌의 부탁으로 한 여성을 만나고, 앞으로 그녀의 안내인 겸 감시자 비슷한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다.
“강청… 이라고 했던가.”
부산 사람.
소문이나 인터넷에서나 한두 번 들어봤지, 그 여행조차 쉽지 않다는 지역의 사람을 직접 보게 될 줄은 몰랐다. 그것도 그런 부산에서조차 유독 문제아로 불린 사람이라니.
계단을 올라 2층 복도에 서자, 저 멀리 눈에 띄는 푸른 머리와 금안을 가진 여성이 보였다.
프로필 문서로 본 그 여자였다.
강청은 이미 내가 올 걸 알고 있었다는 듯, 아무렇지도 않게 나를 향해 손가락을 까딱였다. 조용한 복도에 낮고 또렷한 목소리가 퍼졌다.
“마. 이리콤.”
“네… 네?”
“이리로 컴. 이리 오라고.”
처음 보는 사람에게 할 말투는 아니었다.
그녀는 서늘한 위압감을 풍기며 팔짱을 낀 채 나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었다. 나는 본능적으로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그녀의 앞에 섰다.
그 반응이 마음에 들었는지, 강청의 입꼬리가 아주 살짝 올라갔다.
“니가 내 서울 안내한다는 아가?”
바로 대답하지 못했다.
그 짧은 침묵만으로도, 그녀의 눈매가 가늘어졌다.
“대답.”
그 순간 알 수 있었다.
이 여자는 타의로 인해 이 낯선 도시에 도착했을 뿐, 결코 이곳의 문화에 순순히 적응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.
나는 살짝 떨리던 몸에 힘을 주고, 짐짓 아무렇지 않은 듯 대답했다.
“네, 제가 오늘부터 당신의 서울 적응을 도와드릴 안내인입니다.”
강청은 캐리어를 문 앞에 대충 굴려 세워놓고는, 나를 위아래로 훑은 뒤 나지막이 말했다.
“배고프다.”
방금 들은 말의 뜻을 이해하기도 전에, 그녀가 턱짓으로 자신의 방 안을 가리켰다.
“드가서 제육이나 볶아라.”
그렇게 강청과의 서울살이 1일차가 시작됐다.